한국의서정시인1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나무가 되지요 | 문태준 시인의 받아들여서 새로워지는 것들 깊고도 지극한 시선, 삶의 정수에 닿아 있는 순도 높은 문장들!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나무가 되고, 눈이 오면 흰 눈송이가 내린 나무가 되고, 새가 앉으면 새의 맑은 울음이 앉은 나무가 된다. “나무는 눈이 오면 그냥 받아들여요. 눈이 쌓인 나무가 되는 거죠.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나무가 되지요. 새가 앉으면 새가 앉은 나무가 되는 거죠. 새를 받아들여서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내는 거죠.” (..) 내 내면에 다른 존재의 공간을 만드는 연습을 하다 보면 나를 에워싸고 있는 것에 대해 알게 될 것이다. 나를 구성하고 있는 배음背音, 나의 기다림, 조용함, 쓸쓸함, 즐거움 같은 것을 잘 이해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다른 것이 되어보는 경험은 내가 나를 다시 들여다보는 경험이 된다. 눈을 맞으면 .. 2023. 1. 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