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가 먹고 싶다 – 이상국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 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서 마음을 다지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 길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세상은 큰 잔칫집 같아도
어느 곳에선가
늘 울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
마음의 문들은 닫히고
어둠이 허기 같은 저녁
눈물자국 때문에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과
따뜻한 국수가 먹고 싶다
감상글 (반칠환 시인)
살다 보면 밥맛도, 입맛도 없을 때가 있고 말고요.
설익은 밥알처럼 곤두선 일들도 만나는 법이지요.
혓바늘이 서고 마음이 눅진할 땐 국수가 제격이지요.
후루룩~ 소리 내어 삼켜도 돼요.
눈물 콧물 속울음 들킬 일 없지요.
쓰윽 냅킨으로 눈 밑도 훔치셔요. 국물이 튄 것처럼.
두두둑~ 끊어 드셔도 돼요. 안 좋은 기억도 잘려나가죠.
등 돌리고 먹어도 울고 싶은 사람은 울고 있는 사람을 알아보는군요.
국수를 먹는다고 다 쓸쓸한 건 아니에요.
기분 전환 메뉴도 보실래요? 뽕국수, 콩국수, 쌀국수, 매콤한 비빔국수도 있어요.
뜨끈한 잔치국수 한 그릇 뚝딱 비우고 나면 그렇게 속이 후련할 수 없다. 이름도 누가 지었는지... 잔치국수다. 음식이름에 잔치가 들어간 음식이 어디 또 있으랴!
그래~ 사는 게 별게 든가.
잘살아도. 못살아도. 대충 살아도. 사는 둥 마는 둥 살아도
늘은 우리 모두에게 잔칫날이다.
노랫가락처럼 오늘 하루를 잔치로 살아보세.
이래도 한 세상 저래도 한세상 오늘 하루만은 잔치잔치 벌여보세.
삶이 뭐... 별게든가?
그렇게 그렇게 살다 보면 볕 들 날도 있지 않으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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