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엘료는 1986년 38세 나이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순례를 떠나 이때의 경험에 감화되어 첫 작품 순례자를 썼다. 이듬해 연금술사를 통해 세계적인 작가로 탄생하게 된다. 코엘료는 작가가 되기 전 다양한 삶의 군상을 경험하며 살았다. 10대에는 정신병원에 입원한 이력도 있다. 청년기에는 군사독재에 맞서 반정부활동을 하다 수감되어 고문도 당했다. 출감 후에는 록밴드를 구성하여 120여 곡의 음악을 만든 이력도 있다. 이런 이력들 덕분이었는지 1987년 “연금술사”를 작은 출판사에서 900부를 찍었는데 20년 후 전 세계 3천만 독자가 읽는 현대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
흐르는 강물처럼
파울로 코엘료 저/박경희 역 | 문학동네 | 2008년 10월 14일 | 원제 : Like the Flowing River
『흐르는 강물처럼』은 파울로 코엘료가 직접 겪은 이야기, 다른 사람에게 전해 들은 이야기, 여행을 하면서 깨달은 생각들을 엮어놓은 책이다. 101개 꼭지로 이루어져 있는데 글을 쓴 순서나 주제 등이 따로 없이 쓰여진 책이다. 어찌 보면 무작위로 쓰여진 것처럼 보이지만 읽다 보면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코엘료가 이렇게 쓴 이유는 책 제목에서 찾을 수 있을 듯싶다. 흐르는 강물처럼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아무 데나 펴서 읽으면 된다. 굳이 처음부터 읽어가야 할 필요가 없다. 그날 기분에 따라 운세를 보듯이 아무 데나 펼쳐 읽으면 된다.
흐르는 강물처럼
파울로 코엘료 저/박경희 역 | 문학동네 | 2008년 10월 14일 | 원제 : Like the Flowing River
코엘료가 40대에 작가 반열에 올랐지만 이런 점들을 들여다 보면 이미 준비된 작가였다는 지도 모르겠다. 코엘료는 10대에 작가의 꿈을 가졌다고 한다. 이때 그의 어머니는 먹고살기 힘든 작가가 되려는 아들이 호기심에 작가가 되려는 줄 알고 이렇게 말한다. "작가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조사하여 이야기를 나누자" 이 말씀에 코엘료가 작가가 존재하는 이유를 8가지로 말씀드렸다고 한다. 그 8가지 중 2가지만 예를 들어 보면 이렇다. "작가는 자기 세대로부터 절대 이해 받아서는 안 될 책임과 의무를 지고 있다." "작가는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문학비평을 한다."
“우리 모두는 가슴속에 하나의 우주를 품고 있습니다”
이것으로 미루어보아 코엘료는 이미 작가로서 자질을 가지고 있었고, 그런 통찰력을 바탕으로 후일 작가로서 대성할 밑바탕을 닦아놓은 것으로 보인다. 10대 때부터 고난의 삶을 살았고 38세가 되어 첫 작품을 내었다. 고통과 혼란이 혼재한 다양한 삶이 작품을 쓰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많은 사람에게 영감과 희망을 불어 넣어주는 작품들은 명작을 넘어 걸작 중 걸작이다.
『흐르는 강물처럼』 속에 수록된 이야기 중 "변하지 않는 가치"를 옮겨본다.
카산 자이드 아메르가 들려준 이야기다.
한 강사가 강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이십 달러짜리 지폐를 들고 물었다.
"이 이십 달러짜리 지폐를 갖고 싶은 분 있습니까?"
여러 명의 손이 올라가는 것을 보고 강사가 말했다.
"드리기 전에 할 일이 좀 있습니다.“
그는 지폐를 구겨 뭉치고는 말했다.
"아직도 이 돈 가지실 분?"
사람들이 다시 손을 들었다.
"이렇게 해도요?"
그는 구겨진 돈을 벽에 던지고, 바닥에 떨어뜨리고, 욕하고, 발로 짓밟았다.
이제 지폐는 더럽고 너덜너덜했다.
그는 같은 질문을 반복했고 사람들은 다시 손을 들었다.
"이 장면을 잊지 마십시오."
그가 말했다.
"내가 이 돈에 무슨 짓을 했든 그건 상관없습니다. 이것은 여전히 이십 달러짜리 지폐니까요."
우리도 살면서 이처럼 자주 구겨지고, 짓밟히고, 부당한 대우를 받고, 모욕을 당합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가치는 변하지 않습니다."
코엘료는 이렇게 말한다. "삶이 당신을 짓밟고, 부당한 대우와 모욕을 주더라도 여전히 당신은 당신이라고" 20달러 지폐가 더럽혀지고, 뭉개지고, 짓밟혀도 여전히 20달러라는 가치는 변하지 않듯이 당신의 가치도 변하지 않는다. 삶이 아무리 힘들어도 이런 진리를 잊지 말기를 바란다.
길손의 목을 적셔주던 물방울이 바다에 이르는 여정을 그리듯 코엘료는 『흐르는 강물처럼』에 글을 담았다. 순서도 주재도 없지만 더더욱 살아있는 글로 다가왔다. 여러분은 오늘 여러분의 영혼에게 쉼표를 주었는가? 시시각각 변하는 마음에 따라 내 영혼이 어떤 기분이든지 상관하지 않고 내 기분대로 살았다면 이제 내 영혼에게 쉼표를 안겨주길 바란다.
깊은 밤을 흐르는 한줄기 강물처럼
두려움도 슬픔도 없이 나아가라
마침내 바다에 다다를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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