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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 가득한 책방35

느림보 마음(문태준) 시인 문태준이 느림으로 그려낸 한 폭의 수채화 같은 풍경! 너무 빠른 세상에 문태준이 주는 쉴 겨를이 있는 생각! 살아오면서 내가 사랑했던 시간은 누군가의 말을 가만히 들을 때였다. 뒤로 물러설 때였다. 이 세상이 너무 신속하다. 쉴 겨를과, 나란히 가는 옆과, 늦게 뒤따라온 뒤를 살려 냈으면 한다. 세상의 마음이 한없이 가난해지지 않도록. - 작가의 말 중에서 바쁜 것이 트로피이고 한가한 것이 불안한 요즘 사람들에게 꼭 필요하다. 책 속 한 토막 어느 날 나는 화난 코뿔소처럼 숨을 식식거리고 있는 나를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다. 해서 내 나름의 궁리 끝에 이 몇 가지 일을 평소에 해보기로 작심했던 것이다. ‘손에는 일을 줄여라, 몸에는 소유를 줄여라, 입에는 말을 줄여라, 대화에는 시비를 줄여라, 위에는.. 2022. 12. 21.
불편한 편의점(큰글자도서) _ 김호연 장편소설 서울역에서 노숙인 생활을 하던 독고! 어느 날 70대 여성의 지갑을 주워준 인연으로 그녀가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야간 알바를 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덩치가 곰 같은 이 사내는 알코올성 치매로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데다 말도 어눌하고 행동도 굼떠 과연 손님을 제대로 상대할 수 있을까 의구심을 갖게 하는데 웬걸, 의외로 그는 일을 꽤 잘 해낼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묘하게 사로잡으면서 편의점의 밤을 지키는 든든한 일꾼이 되어간다.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다 정년퇴임하여 매사에 교사 본능이 발동하는 편의점 사장 염 여사, 20대 취준생 알바 시현, 50대 생계형 알바 오 여사, 매일 밤 야외 테이블에서 참참참(참깨라면, 참치김밥, 참이슬) 세트로 혼술을 하며 하루의 스트레스를 푸는 회사원 경만, 마지막.. 2022. 12. 20.
그냥 흘러넘쳐도 좋아요 | 혼자여서 즐거운 밤의 밑줄 사용법(백영옥) 사랑하는 당신은 어디에, 어느 부분에 밑줄을 긋나요? 밑줄을 긋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자는 영화를 보다가, 책을 읽다가, TV를 보다가, 길에서 마주친 글귀들에게 마음을 내주었던 문장들을 사랑이라는 통장에 저축해두었다. 그 통장이 만기가 되어 오늘 위로가 필요한 사람에게, 마음에 빨간약이 필요한 사람에게 저자만의 밑줄 처방전으로 다가왔다. 글을 읽는 것만으로 동감을 넘어 공감을 얻게 된다. 첫눈처럼 포근하게 당신을 안아주는 저자만의 밑줄 사용법이 담긴 독서 노하우와 함께 위로를 넘어 행복으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당신의 감정 온도는 지금 몇 도인가요? 한파도 녹일 따뜻한 위로와 희망이 함께하는 감정의 온도에 불을 지피는 아름답고 대단한 시간이 함께하길 기원합니다. 자네들이 내 자식이었음이 고마웠네. 자네.. 2022. 12. 16.
안도현의 발견(안도현) 안도현 시인이 시 절필 선언 후 처음 쓴 글인 《안도현의 발견》은 시인의 눈길이 머문 달큼한 일상의 발견 201편을 담은 산문집이다. 《안도현의 발견》에는 시간의 무게와 함께 쌓인 시인의 문학과 삶, 사람과 생명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 사람, 맛, 숨, 그리고 생활이라는 다섯 개의 부로 나뉘어 단순하지만 순수하게 투박하지만 담백하게 담겨 있다. 〈한겨레〉에 연재 당시 3.7 매라는 지면의 한계로 규격화될 수밖에 없었던 글은 책으로 나오면서 조금 더 숨 쉴 수 있게 되었고, 시인의 진정성 있는 목소리에 조금 더 귀 기울일 수 있게 되었다. 책 속 한 토막 무화과 꽃 - 안도현 무화과나무에 꽃이 없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겉으로 화려하게 꽃을 드러내지 않을 뿐, 무화과 열매 속에 꽃이 들어 있다. 꽃을 몸속에.. 2022. 12. 9.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류시화) 미지의 책을 펼치는 것은 작가에 대한 기대와 믿음에서다. 시집, 산문집, 여행기, 번역서로 변함없이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류시화 시인의 신작 에세이. 이번 책의 주제는 ‘삶이 내게 말하려 했던 것’이다. 만약 우리가 삶의 전체 그림을 볼 수 있다면, 지금의 막힌 길이 언젠가는 선물이 되어 돌아오리라는 걸 알게 될까? ‘신이 쉼표를 넣은 곳에 마침표를 찍지 말라’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 자신은 문제보다 더 큰 존재라고. 인생의 굴곡마저 웃음과 깨달음으로 승화시키는 통찰이 엿보인다. 흔히 수필을 붓 가는 대로 쓰는 글이라고 하지만, 어떤 붓은 쇠처럼 깊게 새기고 불처럼 마음의 불순물을 태워 살아온 날과 살아갈 날을 사색하게 한다. 책 속 한 토막 한 수도자가 수도원장에게 자신은 그 수도원을 떠나겠다고 말했다... 2022. 12. 8.
이제 나를 안아줘야 할 시간 | 기댈 곳이 사라진 당신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한성희) 12만 베스트셀러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 한성희 박사가 책임은 무거워지고 기댈 곳은 사라진 당신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겉은 어른으로 성장했지만 여전히 사는 것이 서툴고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3040세대는 지금껏 열심히 달려온 것에 비해 손에 쥔 것이 별로 없다는 허탈감과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를 막막함에 방황한다.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로 어른이 되어 독립하려는 2030 세대를 응원하고 위로해주었던 정신분석 전문의 한성희 박사가 이번에는 인생의 중간쯤에 도달해 책임은 더욱 무거워지고 기댈 곳은 사라진 3040세대에게 힘이 되어줄 귀한 삶의 조언들을 전한다. 책 속 한 토막 현대인들은 모두 ‘타임 푸어(Time poor)’ 로 시간에 쫓기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2022. 12. 7.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작가의 말 박새를 민간에서는 흔히 머슴새라고 부른다. 저녁 어스름이나 해가 뜰 무렵에 이랴낄낄! 이랴낄낄! 소를 몰아 밭 가는 소리로 크게 울어대기 때문에 붙은 별칭이다. 옛날에 한 머슴이 혹독한 주인 밑에서 일을 했다. 주인은 머슴에게 밤낮으로 쉴 틈 없이 일을 시켰다. 낮에 밭을 간 머슴에게 밤에도 밭을 갈게 했다. 머슴은 지쳐 쓰러져 죽었다. 죽어서 머슴새가 된 머슴은 지금까지도 어스름 저녁과 어스름 새벽에 소를 몰아 밭을 간다. 그런데 살아서 그 고생을 하던 머슴은 왜 죽은 뒤에까지도 그 고생을 계속해야 하는 것인가. 이제 그 고통스러운 세상에서 육신이 해방되었으니 혼이라도 편안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이 질문은 자못 엄숙하다. 인간의 운명을 그 핵심에서 묻는 것이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시인 보들.. 2022. 12. 6.
한국 산문선 9 신선들의 도서관 19세기는 조선의 역사 중 매우 중요한 시기로 평가받고 있다. 정조의 죽음으로 시작하는 해이기도 한다. 특정 가문의 새도 정치가 득세했고, 고종 즉위와 함께 흥선대원군이 나와 파란만장이라 표현해야 맞을 정도의 정치역 역정을 드러낸 시기다. 이후 시기는 민씨 일족들의 전횡, 청과 일의 외세간섭,... 끝내는 이완용 등의 친일파 매국노가 일본 놈에게 국권을 보온 통에 식지 않게 담아다 바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때 국권을 지키려는 자와 그것에 기대어 사리사욕을 펼치려는 자들의 피티 기는 민족전쟁이 시작되었다. 해방 70년이 되었지만 우리는 그 때 친일파들을 숙청하고 처단하지 못한 과오로 인해 하나 되지 못하고 분열된 파열음만 계속되고 있다. 한국 산문선 9권은 조선 600년사 중 정조의 죽음으로 시작하는 1.. 2022. 12. 5.